> personal/민서의 Diary

    길을 찾는 다는 것.

    나는 길치다. 제주도에서까지 길치라는 게 우습지만 어쩔 수가 없나 보다. 평소에 직감을 믿는 편인데, 된통 당한 적이 많다. 그래서 혼자 또 길을 잃고 적어낸 혼자만의 법칙.. 1. 본인의 감을 믿지 않는다. 2. 지도를 흘깃 보지 않는다. 3. 지도를 보면서 동서남북 다 돌아서 서본다. 4. 동네라고 해서 내가 아는 길이라고 착각하지 말 것. 5. 갈림길에선 지도 확인 필수. 더 많겠지만 이 정도만 주의하면 길을 잘 찾을 수 있다. 그래도 제주에서는 혼자 길을 찾아내야 했기 때문에 지도를 많이 보고 움직였더니 이제 길치를 조금 탈출한 것 같다. :)

    잘 가 내 첫사랑.

    처음 너와 만날 때는 너랑 진짜 오래갈 줄 알았어. 3년을 넘게 만났으니 결혼도 할 줄 알았어. 새로운 사람이랑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게 귀찮다는 생각도 들어서 너랑 질질 끌고 가려했던 것 같아. 내가 너를 대하는 감정이 애정이 아닌 정 이라는 걸 깨달은 후에는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어. 너 또한 나를 대하는 감정에 머뭇거림이 느껴지는 걸 알아챈 후에는 진짜 끝이겠구나라고 생각했어. 이건 나한테도 너한테도 못 할 짓이라고 생각했어. 정말 정으로만 단지 편해진 마음으로만 너와의 미래를 행복하게 꾸려나갈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떻게 사랑을 해야 할까. 미안해. 아직 채 정리되지 않은 너의 마음을 뒤로하고 내 마음이 이렇다는 이유로 억지 부려서. 이별을 결심한다는 건 너무 힘든 일인 것 같아. 제일 친했던 친..

    첫인상이 어때서.

    2022.03.18 여기서는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이기심이라는 감정이 생겼다. 사람의 첫인상은 보통 외모로 평가된다. 모르는 사람을 처음 보는 나도 그렇고, 나를 보는 사람들도 그렇겠지. 괜스레 첫인상이 별로면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못된 마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난?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나는 어떨까. 나랑 친해지고 싶을까? 보통의 사람들은 나를 보고 말한다. '순수하게 생겼다.', '세상 물정 아무것도 모를 것처럼 생겼다.' 등등..? 비슷한 느낌의 말들을 많이 들었다. 그건 단지 이미지가 주는 느낌이겠지. 하지만 지나고 보면 다 다르다고 한다. 좋게 말해서 매력 넘친다고 하기도 하더라 ㅋㅋ. 그래도 지금까지 기분 나쁜 말은 많이 들어보지는 않은 것 같다. 그렇다면 난? 다른 사람..

    바다를 알았다.

    22.03.14 - 2. 아. 너희구나. 꿈, 용기, 행복, 성공. 어쩌면 나한테 많이 다가와줬구나. 이제 이 한 걸음을 너희가 아닌 내가 내딛으면 되는구나. 이 한 걸음이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 못했어. 두려웠나봐. 꿈이 악몽이 될까봐. 용기가 무너질까봐. 행복이 불행해질까봐. 성공이 실패할까봐. 너희는 바다 안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나를 기다려줬던 건가 봐. 한눈파는 나를, 실수하는 나를, 위로를 바라는 나를. 그 흘러넘치는 양으로 나를 삼킬 수도 있었으면서 절대 나를 삼키지 않고, 묵묵히 나를 기다려줬나 봐. 너한테 가면 답을 얻을 수 있다 생각했나봐. 너에게 찾아간 내 노력또한 헛된 게 아니구나. 너는 정말 내 곁에 있구나. 나를 생각해주는구나. 이 또한 스스로 생각하게 해 줘서 고마워. 여기서 난..

    바다의 정체.

    22.03.14 - 1. 바다를 보면서 위로를 받는다.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면 용기가 생긴다. 바다를 보면 뭉클해진다. 바다를 보면서 답답해지기도 하고, 속이 뻥 뚫리기도 한다. 바다에 무슨 신비함이 있길래 이런 수많은 감정이 오가는 걸까. 바다가 쉴세없이 앞으로 온다. 바다가 쉴세없이 나한테 오는 것 같다. 그런 바다를 보며 누군지도 모를 너를 생각했다. 흘러 넘 칠 것 같은 양으로 나에게 다가오면서 너와 내가 닿기 전 다시 돌아간다. 다시 뒤로 간다. 매일을 하루도 쉬지않고 내 앞까지 와주면서도, 넌 절대 나에게 닿아지지 않는다. 가까워지지 않는다. 바로 앞으로 올 것 처럼 다가와 나를 두근거리게 하고 설렘이 가득 찬 마음으로 널 바라보는데, 너에게 닿을 수가 없다. 넌 누구야? 조금만 더 가까이 와..

    권태.

    22.03.10 - iphone 메모장 문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때의 넌 무슨 생각을 하며 준비를 했을까. 그때의 넌 나를 만나러 오는 시간에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어떤 마음으로 나의 손을 잡아줬을까. 너를 잡는 내 힘없는 손을 놓치기 싫었을까, 놓아야 한다 생각했을까. 웃음 없이 옆에 앉아있는 나를 보며 얼마나 비참했을까. 그래서 너는 좋아하는 마음을 억누르며 나를 보내줬을까. 내가 운을 떼기도 전에 먼저 괜찮다고 하는 너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말없이 우는 내 모습을 보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너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눈물을 흘리면서까지 이별을 고하는 나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이별을 고하는 내가 눈물을 흘릴 자격이나 있는 걸까. 그렇게 마주잡는 이 손이 마지막이라는 걸 알면서 이별을 고하는 내가..

    오늘을 기억해.

    22.03.12 제주에서의 3주 차 생활이 끝나간다. 다음 주 월요일이 되면 벌써 4주 차가 된다. 제주도에서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 같다. 얼마전에 온 것 같은 친구는 벌써 일주일 차가 되었다. 내가 제주도에 와서 한게 무엇일까. 생각정리와 경험을 하고 오겠다는 나의 포부는 어디로 갔을까. 제주의 자연을 경험했다. 부산에도 바다가 있지만, 섬으로 이루어진 곳이라 그럴까. 제주도는 그냥 길을 걷다 옆을 보면 바다가 있다. 별이 무수하다. 대기질이 보통이기도 하고, 미세먼지도 가득하고 황사도 오지만 별이 가득하다. 공기가 항상 좋다. 어느곳이든 피톤치드가 뿜뿜한 기분이다. 곳곳이 산책코스다. 숙소가 올레길 근처여서 그런지 산책하기에 너무 좋다. 청소 실력도 늘었다. 이제 화장실 청소를 할 때, 방청..

    그 방식대로.

    이곳에서의 30살의 언니 고민을 오래 하지 말라했다. 그건 그냥 노는 시간이라 했다. 하고 싶은 걸 찾고 싶다는 시간 또한 내가 놀고 싶다는 핑계라고 했다. 배우는 것 또한 시간낭비이고, 놀고 싶다는 핑계일 뿐이라 했다. 언니의 말을 들으며 현실적인 조언이라 생각했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아니 동의하기 싫은 거일 지도 모른다. 배움 없이 내가 얻을 수 있는 건 없지 않은가. 시간 낭비가 될지, 인생을 바꿀 기회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럼에도 모르겠다. 내 선택이 옳은 일일까. 무섭기도 하다. 뭐해먹고살지에 대한 막막함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이곳에서의 31살의 언니 20대 때는 하고싶은 거 하고 살라했다. 많은 걸 경험 해봐야 한다 했다. 돈은 벌어도 나를 위해 써볼 줄 알아야 하고, 나 ..

    행복해지고 싶어.

    22.03.11 그곳에서의 30대와 이곳에서의 30대는 달랐다. 조언의 말이 달랐다. 행동력이 달랐다. 나를 생각해주는 말에 담겨있는 진심이 달랐다. 왤까. 그곳도 그러했고, 이곳도 그러했듯이 나와 함께 같은 상황을 겪고 있다는 점은 똑같았다. 똑같은 장소였고, 똑같은 일이었다. 다른 게 있다면, 마음가짐의 정도일까? 그곳과 이곳은 눈앞에 보이는 것이 달랐다. 처해진 상황이 달랐다. 그곳은 지옥 같았다. 지옥처럼 만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나를 위로해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곳은 평화롭다. 평화와 휴식, 힐링을 찾기 위해 모인 사람들만 있어서 일까. 서로 다른 경험을 하고, 서로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다. 그럼에도 우린 서로를 위로하고, 배려하고, 선택을 존중하며, 실수 또한 안아주..